향봉스님의 지혜로운 법문 함께 합니다.
전북 익산 금마면 미륵산 해발 380미터 깎아지른 절벽 제비집 같은 사자암에 향봉스님(71세/2023년)이 있습니다.
이 고지에서 구름을 벗 삼아 공양주도 없이 홀로 살아가며, 손수 밥하고, 빨래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도, 전국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연등이 찬란한데, 이곳엔 연등 하나가 걸려있지않았습니다.
연등 값 하나 받지 않은 향봉 스님이 이번에 낸 책 이름이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불광출판사 펴냄)입니다.
보통의 절들은 불자들이 스님을 뵈면 엎드려 3배를 하고, 식사 때도 스님 탁자와 재가자 탁자가 마치 반상 구분처럼 엄연히 나뉘는데, 절도 받지 않고, 한상에 둘러앉아 같은 밥상을 마주합니다. 더구나 신자들이 스님의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니 생일상을 받지도, 천도재나 대학 입시 합격기도 한번 한 적도 없고, 이번에 낸 책 인세도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자유롭다.” 향봉스님은 불교신문 편집국장을 거쳐 이미 30대에 조계종 총무원의 ‘넘버2’인 총무부장을 지낸 실세였고, 내장사 같은 천 년 고찰의 주지까지 지냈고, 1970년대에 60만 권이 팔린 '사랑하며 용서하며'란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습니다.
‘30대 후반 갑자기 철이 들어’ 모든 것을 버리고 인도로 떠나 15년 간 인도, 네팔, 티베트, 중국을 떠돌았습니다. 그는 순례에서 마음이 환해지며 오랜 의문들이 해소되는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돌아와 사자암에 머문 그는 30대 때 이미 쟁취했던 돈과 지위 같은 것들로부터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의 걸림 없는 선문답이 전국 선방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검객 같은 선기를 내보이면서도, 소아마비 소녀가 아버지를 시켜 불전함에 500원 짜리 동전 몇 개와 함께 남긴 쪽지를 보고 눈물을 펑펑 쏟기도 합니다. 사자암 구름 속에서 향봉 스님과 법담을 나눴습니다.
출처: 조현tv 휴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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