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나에게 찾아온 청천벽력 같은 파킨슨 병 진단은 내 인생의 많은 변화의 시작이 되었다.
제일 먼저 지혜로운 와이프가 양평에 부뚜막에 장작불로 구들짱이 있는 황토방을 임차하고 주말엔 함께 공기 좋은 산속에서 지낸 것이고,
두번째로 1990년 12월부터 시작한 샐러리 생활을 2018년 12월 31일 만 29년 1개월로 마무리 한 것이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타가 인정한 내가 병마와 싸우면서 점점 자신감과 넘치던 기운이 점점 쇠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셋째로 아침 일찍 기사가 있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비서가 잡은 일정에 맞추어 움직이던 바쁜 생활이 대중교통과 무료함의 시간을 보내면서 절대 나에게는 근접하지 못할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고 있었다.
변화를 하고 싶은 심정에 난생처음 판소리를 배우고, 사군자를 독학으로 그리면서 10년전에 배우다가 그만둔 색소폰 연주를 독학으로 시작하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는 파킨슨의 대표적 증세 – 서동(느린 걸음을 포함한 움직임의 불편), 손떨림, 종종걸음, 앞으로 숙여진 보행 등등 –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 같았다.
와이프의 적극적 추천과 주변 사람의 권유로 막연한 건강 회복을 위해 인연의 시작인 선무도를 접하게 되었다.
피지컬 변화의 시작
주 3일 도장에서의 선무도 수련으로 서서히 변화되는 나의 피지컬.
물론 서울대 병원에서 정규적 검진과 처방으로 삼시세끼 복용하는 수많은약. 보완차원의 유명 시각장애인 안마시술, 한의원 침술과 뜸, 각종 취미생활, 스트레칭 PT 등등.
어린 시절 배우고 싶었지만 배우지 못한 다양한 악기와 노래 그리고 그림그리기를 통한 스트레스 없는 바쁜 생활은 나의 정신 건강을 회복 시키는 윤활유가 되어 주었다. 물론 경제적 부담은 와이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가능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지컬과 멘탈 향상에 보이지 않은 도움을 준 중심에는 선무도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였고, 기본적인 유연성이 부족한 피지컬로 인하여 건성으로 설렁설렁 하였지만, 이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지금의 나의 모습과 태도는 (아직도 초보 수련자에 불구하지만) 원장님과 사범님, 선배님의 조언과 질책, 배려로 중도 포기하지 않고 아직도 선무도 수련을 정진하고 있지 않을까?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말과 마음을 전합니다.
선무도를 통한 파킨슨 극복을 꿈꾸며
요즘 100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난 자신도 없고, 의미없는 생명 연장은 원하지 않는다.
나의 1차 목표는 남자 평균 수명인 80세다.
2차 목표, 3차 목표는 …
목표 달성후 5년 단위로 목표를 수정할 것이다.
운명은 재천이라고 한다.
인간은 팔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죽음은 신의 영역이다. (신과 저승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행복은 노력하는 자의 몫이다.
난 건강을 잃었다.
그래서 경제활동을 남들보다 일찍 그만 두었다. 참 어려웠고 힘든 시기였다. 아직도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인생 공수래 공수거 아닌가?
1차 목표를 건강하게 달성한다면 그 중심에는 선무도가 있지 않을까?
아직도 나에게는 남은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하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도 했다.
부모님이 주신 남들보다 나은 체구, 건강, 정신은 성공의 마중물이 되었다가 이제는 꾸정물이 된 것 같다. 인과응보다.
이제는 선무도 수련을 통해 멘탈과 피지컬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켜 보자.
내 체력이 할 수 있을 만큼 부딪쳐 보자.
인생 후반부를 멋지게 마무리 하자.
김광석의 일어나를 듣고 따라 부르며 잠자리에 든다.
* 2023년 승단심사 수련기 (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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